연탄 기부 줄고 사람 떠나고...백사마을의 혹독한 겨울 / YTN

2022-12-17 35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에는 올해 유독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유일한 난방 수단인 연탄 기부는 절반가량 줄었고, 내년 마을 철거를 앞두고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혹독한 겨울을 맞은 백사마을을 김근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단칸방 낡은 난로에 연탄을 채워 넣는 84살 장순분 할머니.

요즘 걱정이 한가득 입니다.

연탄은 혹독한 겨울을 날 유일한 난방 수단인데 올해 배달비가 더 올랐기 때문입니다.

연탄을 아끼기 위해 이불과 전기 매트에 몸을 맡겨야 합니다.

[장순분 / 백사마을 주민 : 하루에 여섯 장 때는데, 연탄이 끊어지면은 겨울나기가 힘들죠. 난로를 못 켜니까 추워서 여기 있을 수가 없지 뭐.]

이전에는 연탄은행을 통해 후원받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기부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후원받은 연탄을 저장하기 위해 백사마을에 마련된 창고입니다.

원래 겨울이면 가득 차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2백여 장 정도만 남아있고 텅 비었습니다.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연탄은행이 후원받은 연탄은 약 25만여 장.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한광욱 / 서울연탄은행 주임 : 어르신들이 한 달을 나실려면 보통 연탄 200장 정도가 필요하신데, 연탄 못 드릴 때도 많이 있고 50장 100장 이렇게 밖에 못 드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올해가 마을에서의 마지막 겨울일 수 있다는 불안함은 몸을 더 움츠러들게 합니다.

재개발을 위한 철거와 이주가 내년 5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한때 천2백 세대가 살던 백사마을은 사전 이주로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지금은 백3십여 세대만 남아있습니다.

백사마을 곳곳에는 이렇게 붉은 색으로 '철거'라는 단어가 적혀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은 듯 황폐해진 빈 집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임대주택과 같은 이주 대책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부담스럽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단칸방을 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식례 / 백사마을 주민 : (임대주택) 돈이 5천만 원인가 들어가야 되는데…. 철거될 때까지 포크레인 들어올 때까지 살아라, 거기 가서 너무너무 막막하고 살기가 힘들다 그래요.]

사람은 빠져나가고 연탄 기부마저 줄어든 백사마을.

터전을 떠나기 어려운 주민들은 서글픈 마지막 겨울을 나고 ... (중략)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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