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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경북 의성우체국 직원 극단 선택
"업무시간에 우체국장이 성추행…심한 모멸감"
"사과문 한 장이 전부"…경북지방우정청 ’묵인’
우정사업본부, 과장 등 3명 고발…국장 ’구속’
지난달 경북 의성우체국에서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우울증에 시달리던 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피해자 유족이 YTN 취재진을 만나 처음으로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요.
지난 5년 동안 우정사업본부에서 발생한 성 비위 사건 가해자 10명 가운데 7명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1일, 경북 의성우체국 직원 A 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와 남편을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우체국 안에서 상사인 당시 우체국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A 씨 유족은 국장이 업무시간에 A 씨를 따로 불러 사랑한다고 말하고, 신체 접촉을 시도해 A 씨가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 남편 : 국장실 안에서 성적인 농담을 수차례 들었고, 너를 사랑한다, 사귀자 이런 말들을 반복하면서 집사람 목을 끌어당기고 마스크를 벗기고….]
이후 A 씨는 국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메모지에 적힌 사과문 한 장뿐.
상급기관인 경북지방우정청 묵인 아래 가해자와의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휴직에 들어간 A 씨는 복직을 앞두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A 씨 남편 : 복직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니까 다시 복직하면 가해자들을 만날 수가 있고, 그게 심적으로 많이 압박됐던 것 같습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뒤늦게 감사에 나서 가해자인 전 의성우체국장을 비롯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 과장 등 3명을 형사 고발했고, 이 가운데 우체국장은 강제 추행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취재 결과 의성우체국 사건처럼 적당히 넘어가려는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5년간 우정사업본부가 감사에 나선 성 비위 사건은 모두 27건.
이 가운데 견책 등 경징계에 그치거나 처벌하지 않은 건수가 무려 74%에 달하는 거로 확인됐습니다.
[고민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가해자에게 경고나 주의만 주고 처벌하지 않은 건수도 40%에 달합니다. 초동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중징계할 필요가 있습니... (중략)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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