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관련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로 고발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조사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어제 오전 박 전 원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어젯밤 10시 반쯤 귀가시켰습니다.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박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면서, 당시 자신은 어떠한 첩보 삭제 지시도 하지 않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당시 정보 분석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인의 자진 월북을 단정하기 어려운 것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분석관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국정원 직원들이 제대로 업무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재작년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뒤, 청와대 방침에 맞춰 관련 국정원 첩보 보고서를 무단으로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됐습니다.
앞서 검찰은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난 9일 구속기소 하면서도, 관계 부처에 첩보 삭제를 지시한 혐의는 공소사실에 넣지 않았습니다.
또 군사정보망에서 서해 피격 관련 첩보들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추가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검찰은 오늘 박 전 원장을 상대로 당시 첩보 삭제 경위와 청와대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한 뒤, 박 전 원장과 서 전 장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최재민 (jm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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