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9채 ‘빌라왕’ 사망…보증금 걱정에 피 마르는 세입자들

2022-12-12 152



[앵커]
수도권에 천 채가 넘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임대하던 40대 속칭 ‘빌라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수백 명의 세입자들이 제 때 보증금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민준 기자가 피해자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2년 전 경기 지역 20평대 빌라를 2억 2천만 원에 전세 계약한 20대 직장인.

입주 3개월 만에 집주인이 바뀌었고, 1년 뒤 전세사기에 빠진 걸 알게 됐습니다.

[20대 전세사기 피해자]
"일단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에 들어가 있어서 임대인이 바뀌거나 이런 거 크게 신경을 안쓰고 넘어갔거든요."

집주인인 40대 김모 씨는 수도권에서 빌라·오피스텔을 무려 1139채 임대해 '빌라왕'으로 불렸습니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 원을 체납해 부동산이 압류 된 후,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고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문제는 지난 10월 김 씨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커졌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 후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의 사망으로 구상권을 행사할 대상이 사라져 보증금을 제때 못 받고 있는 겁니다.

[20대 전세사기 피해자]
"결혼 자체를 아예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나아가서 전세금을 못 돌려받으니까 제가 받은 대출에 대해서 대출 상환조차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고요."

김 씨의 주택 세입자 중 보증보험을 든 피해자는 400명이 넘습니다.

연말 은행 대출 상환기간이 끝나는 피해자도 80여 명에 달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결국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사망 후 상속자 지정에 시간이 걸리고 상속자를 대상으로 보증금 반환 청구소송도 진행해야 해 피해자들의 고충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장명석
영상편집 : 이은원


이민준 기자 2minju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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