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아홉 달을 넘기면서 여기저기에서 협상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조건이 너무 달라 자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류재복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겨울이 찾아온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돼 주민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배급을 받아야만 겨우 따뜻한 수프라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궁핍함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미콜라 모트룩 / 키이우 주민 : 전기밥솥만 간신히 이용할 수 있고 요리는 할 수 없습니다.]
이틀 만에 처음으로 따뜻한 식사를 합니다.
전기가 끊겨 생활이 매우 어렵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이 계속되면서 서방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화 가능성을 꺼냈습니다.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협의를 거치겠다는 단서도 잊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면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숄츠 총리도 러시아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러시아 역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조건을 달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영토로 인정하고 서방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미국은 여전히 러시아의 새 영토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회담을 위한 조건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또 다른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협상 조건은 정반대입니다.
러시아 점령지 전체를 회복하고 범죄자를 처벌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서방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도 당사자 사이 협상 개시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류재복입니다.
YTN 류재복 (jaebog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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