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감서 이태원 참사 공방…국정조사 대치
[앵커]
국회에서는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야는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재난 대응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는데요.
미묘한 입장차도 보였습니다.
국회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보윤 기자.
[기자]
네, 여야는 이태원 참사의 책임 소재를 두고 시각차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을 책임자로 지목하면서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와 서울시, 용산구 등 어느 한곳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현 정부의 책임을 부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책임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경질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는데요.
하지만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장관과 총리를 다 날리면 새로 임명하는데 두 달 넘게 걸린다"며 "제대로 파악한 다음에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여야는 시작부터 이태원 '사고'인지 '참사'인지 표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업무보고에 '이태원 사고 후속조치'라고 적은 점을 지적하며 "희생자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국민의힘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사고'라는 표현을 썼었다며 "용어까지 정쟁으로 삼는다"고 받아쳤습니다.
이에 대해 김대기 비서실장은 "재난안전법에 있는 법률적 용어를 중립적으로 쓴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 관련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한 한덕수 총리는 경찰의 이태원 현장 대응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한 총리는 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국가 책임을 추궁하자 "용산 쪽에 치안 담당하는 분들이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면서 "분명히 국가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을 향해 "현장에 나가 있었는데,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고 질책성 발언을 쏟아낸 것과 맥이 통하는 발언입니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선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유승민 전 의원은 "용산 공직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대한민국은 왜 존재하느냐"고 따졌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세월호 사건 때 주무부 장관은 왜 바로 해임됐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여야는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놓고 계속 충돌하고 있는데, 이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보다 수사가 먼저라면서 야당이 국민적 비극을 정치공세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사 성공의 핵심은 신속함과 강제성인데 국정조사는 강제성이 없어 수사 지연과 증거 유실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가 끝난 다음에 책임을 물 일이 있으면 엄격히 묻겠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자 민주당은 "수사가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빌미가 될 수는 없다"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는데요.
박홍근 원내대표는 "수사와 국정조사, 특검이 동시에 진행된 경우도 차고 넘친다"며 여당에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또 여당이 경찰 책임론을 부각하는 것을 '꼬리 자르기'로 규정하고 "한 총리를 경질하라는 등의 요구는 정치공세가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여당이 오늘까지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내일 야권이 연대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hellokb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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