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에서 사고로 고립된 광산 노동자 2명이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지요.
작업반장인 박정하 씨가 고립 당시 겪었던 절망과 희망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병원복을 입고 있지만 건강한 모습의 광산 작업반장 박정하 씨.
지하 200m 갱도에서 고립된 채 아흐레를 버텨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박 씨는 작업 중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악몽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정하 / 구조된 광산 작업반장 : 벼락 치는 소리가 나면서 '우르릉 쾅쾅' 쏟아지고, 붕괴가 되는 거예요. 파이프, 나무, 에이치빔 이런 것들, 토사가 '우르릉 쾅쾅' 쏟아지는 게 2시간 동안 쏟아지더라고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탈출로마저 막혔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동료와 함께 우회 갱도를 찾아 사흘 동안 10여 미터를 파고 들어갔고, 남은 화약으로 발파를 시도했습니다.
[박정하 / 구조된 광산 작업반장 : 열 개씩 해서 두 번 발파했었거든요. 막힌 곳을 뚫으려고. 그런데 양이 너무 적어서 화약을 집어넣은 곳만 구멍 나고선 폭파가 제대로 안 되더라고요.]
커피포트의 스테인리스 부분을 뜯어내 물을 끓이고, 남은 커피 믹스를 나눠 먹으며 버텼습니다.
[박정하 / 구조된 광산 작업반장 : 첫날에는 빨리 구조될 줄 알고 두 개를 타 먹었습니다. '이게 오늘 우리 저녁 밥이니까 저녁밥 먹자'하고 먹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껴둔 비품이 바닥나고, 체력마저 떨어지자 희망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박정하 / 구조된 광산 작업반장 : 거의 소진되어서 끝나가는 판이었는데 안전등도, 모든 게 다 떨어진 거예요. 우리가 가져다 놓은 나무, 땔감도 몇 토막 안 남았었고, 나중에는 라이터 가스까지 없더라고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쿵, 쿵'하는 소리와 함께 빛이 보이더니 동료 직원이 달려들어 온 겁니다.
[박정하 / 구조된 광산 작업반장 : 서로 주저앉아 울고 그 친구가 아주 젊은 친구인데 탈북해서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인데, '형님' 하면서 뛰어오는데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어요. 그때, 그 자리에서요.]
221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노동자들.
이들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 광산 안전에 대한 감독을 더 철저히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 (중략)
YTN 허성준 (hsjk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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