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인명피해 왜 컸나

2022-10-30 4

이태원 '핼러윈 참사'…인명피해 왜 컸나


[앵커]

핼러윈 인파가 몰린 서울 이태원에서 150명 가까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은 10대와 20대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데요.

사회부 김지수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사고 경위를 간략하게 다시 한번 짚어 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코로나 이후 첫 '노 마스크' 핼러윈을 맞이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을 찾은 사람들이 대규모 압사 사고를 당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핼러윈 축제 중 다수의 인파가 넘어지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두 명이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골목 전체를 꽉 채운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졌습니다.

쓰러진 사람들은 길 끝 경사로에 겹겹이 쌓였습니다.

핼러윈 축제로 들떴던 주말 이태원 거리는 한순간 생지옥으로 변했습니다.

좁은 거리로 밀려든 인파에 사람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졌고, 거리 곳곳에서는 필사적인 심폐소생술이 이뤄졌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지금까진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오늘 오전 중 149명에서 2명 늘어난 151명으로 집계됐는데,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까지 인명피해가 커진 이유가 있나요.

[기자]

좁은 골목에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을 뿐만 아니라 지형 자체가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던 탓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핼러윈 축제에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이 지역에는 상가가 밀집해 있어 폭이 4~5미터밖에 되지 않는 골목이 많은 데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는 등 지형 특성이 이번 인명 피해를 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시 무단 주차 등으로 도로가 복잡했던 탓에 구급대원도 신고 직후 바로 진입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사람이 골목에 몰리면 인근 상점으로 피해 들어갈 수는 없었을까요.

[기자]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쓰러지기 전 일부 상점은 문을 열어 탈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가게는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어서 피신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가게의 경우 내부에 직원이 있었으나 문을 닫고 있었는데, 시끄러운 음악 소리 등으로 외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다 규모의 참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초 신고 당시 2명이었던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죠?

[기자]

압사 신고가 119에 쇄도하기 시작한 건 지난 29일 밤 10시 15분쯤입니다.

약 30분쯤 뒤인 밤 10시43분 대응 1단계가 발령됐고, 밤 11시13분 대응 2단계, 자정에 가까워진 밤 11시50분쯤 가용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대응 3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자정을 지난 오늘(30일) 새벽까지도 이태원은 아비규환이었습니다.

140대 넘는 소방차를 비롯한 구조차량과 인력이 몰려들면서 이태원 일대는 완전히 마비됐고, 사상자 규모는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앵커]

세계 각국의 대형 압사 사고가 다시 주목받고 있죠.

해외에서도 이런 사례가 많이 있나요.

[기자]

압사 사고는 대부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축제나 콘서트, 행사 등에서 발생하는데 국내에서 압사 사고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최근 해외 사례로는 지난 1일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관중 난동으로 125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홈팀이 패하자 경기장으로 난입한 관중들은 선수들을 공격하고 진압 경찰에도 물건을 집어 던지고 폭행했습니다.

경찰이 경기장은 물론 관중석을 향해 최루탄을 쏘고 곤봉을 휘두르며 과격 진압에 나섰고, 관중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들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지난 2015년 9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성지순례 도중 발생한 압사 사고로 최소 2천명 넘게 사망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사망자가 769명이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각국 정부의 사상자 발표치를 취합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국내에서도 2005년 경북 상주시 계산동 상주시민운동장에서 MBC 가요콘서트를 보기 위해 5천여명의 관중이 일시에 운동장 출입문 중 한곳으로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160명 넘게 부상을 당했습니다.

당시 수사에선 행사진행업체가 비정상적인 저가에 입찰해 행사를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경비용역업체에 지급해야 할 돈에 문제가 생겨 충분한 통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사고 원인과 관련한 수사도 진행 중이죠?

[기자]

네, 서울경찰청은 용산경찰서에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수사본부를 꾸렸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데가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최초 사고 경위가 불명확한 만큼 신고자나 목격자, 주변 업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의 발단이 무엇인지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사고 예방 조치를 충실히 했는지도 따질 계획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김지수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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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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