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에서 연일 히잡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운동 선수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참여했던 이란 선수인데, 경기 중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서 구금을 당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김성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일요일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 현장입니다.
이 대회에서 4위를 기록한 이란 대표 엘나즈 레카비 선수.
이란 선수지만 히잡 대신 두건을 두르거나 밴드로 묶어 머리카락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최근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 착용 불량을 이유로 체포된 뒤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번지고 있는 가운데 '용기 있는 행동'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레카비 선수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BBC 페르시아는 "레카비의 친구들은 그제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겼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기자는 또 SNS에 "레카비가 예정보다 이틀 일찍 귀국했다"며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전문 독립 매체인 '이란와이어'도 "이란 당국이 레카비가 이란에 도착하는대로 에빈 감옥에 수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송환 전 주한 이란대사관이 레카비를 불러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주한 이란대사관은 "가짜뉴스"라며 강력히 부인했지만, 추가 설명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주한 이란대사관 관계자]
"(오늘 중으로는 답변을 받기 힘든 건가요?) 예.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좀 말씀드리기가 그래서요. (그게 이란 대사관의 방침인 건가요?) 우선은 기다려달라 그러시네요."
레카비의 신변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유관부처와 같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성규입니다.
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최창규
김성규 기자 sunggyu@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