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나오고 건설현장 곳곳에 배설물이 널려 있다는 보도가 이어져 큰 논란이 됐었죠?
원래 건설사에서 모두 처리했어야 했는데 이런 인분 때문에 애먼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마루 시공 노동자들인데요.
왜 그런지,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입니다.
드레스룸 한쪽 구석에 종이 포대 위에 놓인 인분이 보입니다.
건설현장의 열악한 화장실 환경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아무 곳이나 볼일을 보고 남긴 흔적, 이른바 '인분방'입니다.
[유미선 / 부산 아파트 마루 시공 노동자 : 드레스룸이라고 하죠. 거기서 인분이 발견됐고요. 저희는 일상이라서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이번엔 경기 시흥시의 아파트 공사 현장.
역시 상자 위 휴지로 살짝 가려진 인분이 보입니다.
벽 여기저기 묻힌 자국도 보입니다.
공사 마지막 단계에 투입되는 마루 시공 노동자들에게 이런 현장은 낯설지 않은 풍경입니다.
[김명승 / 경기 시흥 아파트 마루 시공 노동자 : (여기는) 그나마 평소 현장보다는 많이 깨끗한 편이고…모든 물건을 세대 내 방치해 두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마루 투입을 하게 됩니다.]
현장에 널린 온갖 오물과 먼지를 치우는 건 마루 시공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마루는 바닥이 깨끗하게 치워진 상태에서 시공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건설사에 치워달라고 요청해도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시간에 쫓기는 마루 시공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일을 떠맡는 겁니다.
이들은 공사현장에 남겨진 오물과 쓰레기를 마루 시공자들이 치우는 게 관행이 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명승 / 한국 마루 노조 위원장 : 카톡을 남기고 전화를 해도 치워주는 게 두 시간 세 시간 안에 치워주는 게 아니고 그 다음 날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이에 대해 건설사들은 건설 현장 내 '인분방' 논란이 불거진 뒤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른 시일 안에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루 시공 노동자들은 인분 문제를 포함한 불합리한 처우 개선을 위해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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