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복제약 막은 담합…환자 울린 다국적 제약사

2022-10-13 0

항암제 복제약 막은 담합…환자 울린 다국적 제약사

[앵커]

신약의 독점 특허기간이 지나면 같은 성분의 약을 만들어 팔 수 있습니다.

복제약이라고 하는데 효능은 같지만 값이 싸다는 점에서 유용한데요.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에 항암제 복제약을 출시하지 않기로 담합했다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매출이 800억원이었습니다.

김장현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된 코로나19 백신으로도 잘 알려진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들입니다.

전립선암과 유방암에 쓰는 4종의 약 가운데 졸라덱스 주사제 약값은 1회 57만원에 이릅니다.

이 약의 특허는 이미 10년 전 끝나 복제약이 나와 있습니다.

미국계 제약사 알보젠이 만든 복제약은 효능은 같지만 국내에서 출시될 경우 34만원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었습니다.

알보젠의 복제 항암제는 폴란드와 체코, 포르투갈 등 유럽 10여개 국에서 출시됐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쓰이지 못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알보젠에 자사 항암제의 한국 내 독점유통권을 준 대신, 복제약을 출시하지 않기로 담합한 탓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는 쓰이면 약값 95%를 건강보험이 부담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의 복제약이 나오면 복제약가는 기존 약의 59.5%로 책정돼 기존 약도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위는 이같은 약가 인하를 막으려 양사가 담합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6억 5,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담합으로 복제약의 출시가 금지됨으로써 약가가 인하될 가능성이 차단됐고 복제약 선택 가능성을 박탈하는 등 소비자 후생도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됐습니다."

담합의 폐해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보젠이 담합이 끝난 뒤인 작년 1월 복제약을 출시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는데 실패하는 바람에, 아직 비싼 졸라덱스의 복제약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TV 김장현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알보젠 #졸라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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