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금리 여파로, 기업들은 돈줄이 마르고 있습니다.
투자 받기도 힘들고, 대금 받기도 힘들고, 대출 받기도 힘든 상황, 어떻게든 버티자고 말하는 기업인들을 강유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설립 20년이 넘은 한 중소 욕실제품 기업입니다.
최근 원자재 구매대금 10억 원을 대출 받으려 은행문을 두드렸지만 "올해 실적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거절당했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80% 가까이 오를 전망이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15억 원의 환차손이 더 걱정입니다.
[하기호 / 중소 욕실기업 대표]
"(대출금리가 연) 한 4.5%에서 6% 정도로 올랐는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을 하거나 장비를 도입하는 일은 잠시 멈추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는 건 물론 자금줄까지 말라가고 있습니다.
올 들어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등이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회사채 금리가 1년 새 두 배 넘게 뛰자 대기업은 금리가 더 싼 은행 대출로 눈을 돌렸습니다.
"조금이라도 쌀 때 받아두자"는 기업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일찌감치 올해 목표치를 채운 은행들은 대출심사에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스타트업은 생존 자체를 걱정하는 상황.
'오늘회' 앱을 만든 오늘식탁은 최근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
"금리도 올라가고 밸류(기업가치)에 대한 조정도 하고 있고.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는 상태고요. 연말까지 문을 닫는 회사들이 조금 더 나오지 않을까."
대기업은 투자를 중단해 버티기에 돌입하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강유현입니다.
영상취재: 김기열 이승훈
영상편집: 이혜리
강유현 기자 yhkang@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