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비탈을 깎아 만든 태양광 설비가 몇 년새 부쩍 늘었는데 강원도가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지난 8월 70대 주민 목숨을 앗아간 산사태 원인으로, ‘태양광’시설이 지목됐기 때문이죠.
강경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횡성의 한 시골마을, 옥수수밭 뒤로 주택 지붕이 보입니다.
갑자기 토사가 쏟아져 내리더니 하얀 물보라가 일어납니다.
물보라가 걷히자 주택 지붕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집중호우로 산비탈이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을 덮친 겁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산 위쪽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을 산사태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마을 주민]
"여기 주택 바로 머리 위에 저걸(태양광)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사고 나기 전에도 비만 오면 (마을 입구까지) 토사가 쌓였습니다."
산림청도 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산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하루 만에 270mm 넘게 내린 비가 태양광 패널을 타고 한쪽 경사면으로 몰렸고, 결국 약해진 지반이 하중을 이기지 못했다는 겁니다.
배수로도 토사에 막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걸로 봤습니다.
차량은 집터에 그대로 파묻혀 있고 냉장고도 망가진 채로 널브러져 있는데요.
산사태가 난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피해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마을 주민]
"제대로 보상하고 제대로 원상복구 해야죠. 저쪽 골짜기가 무너졌잖아요. 이쪽도 무너질 수 있단 얘기죠. 이 태양광은 어떤 방법으로든 조치가 취해져야 합니다."
강원도는 오는 25일까지 현재 공사 중인 태양광 발전시설 80곳에 대해 재해가 우려되는 임야를 활용한 시설에 해당하는지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입니다.
또 축사 등을 짓겠다고 한 뒤 태양광 시설로 활용하는 사례도 점검합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최창규
강경모 기자 kk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