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얼 줘도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이 위로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가슴 아픈 소식이 있습니다.
태풍 힌남노에 물에 잠긴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 한 중학생 소년이 있었죠.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참 속 깊은 아들이었는데, 포항시가 지급하는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겁니다.
어떤 이유 때문일지 홍진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오르자 차량들이 우왕좌왕합니다.
시간당 111mm의 기록적인 폭우에 주차장에 차를 빼러갔던 주민 7명이 숨지는 등 포항에선 10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엄마와 헤어져 탈출하다 숨진 중학생 김모 군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김군 아버지(지난달)]
"집사람은 '나는 여기 남아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애를 보냈고."
이후 포항시는 유족들에게 최대 2천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재난과 감염병 등으로 피해를 본 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 군 가족에겐 보험금이 지급되지 못했습니다.
김 군이 만 14세였던 게 이유였습니다.
'15살 미만 상해사망 보험 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현행법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포항시 관계자]
"그렇게 (보험)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에 벗어나서 저희도 좀 더 해드릴 수 있으면 좋은데."
해당 조항은 보험금을 노리고 미성년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세월호 참사 때도 해당 조항 탓에 보험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생기면서 예외를 둬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0대 국회 때 '15세 미만자'를 삭제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편집 : 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