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제한이 풀리면서 해외여행도 급증하고, 따라서 항공권 가격도 많이 올랐죠.
그런데 정작 일부 항공사들은 자본잠식, 그러니까 경영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항공권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안건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방역 규제 빗장이 풀리면서 기지개를 켜던 항공업계가 원·달러 환율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고 있습니다.
기름을 사오거나 비행기를 빌리고 사는데 다 달러가 필요한데 환율 폭등으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항공유나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의 외화 결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요. 최근 환율이 워낙 빠르게 오르고 있어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 환율은 1420원대에서 숨 고르기 했지만 3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뛴 상황.
아시아나 항공의 환 손실은 35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손실을 기록한 겁니다.
저비용항공사는 더 심각합니다.
자본잠식상태인 에어부산부터 티웨이와 제주항공·진에어까지 적게는 200억대에서 많게는 800억대의 환 손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자본잠식 우려가 나오자 일부 항공사는 주식을 더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유상증자를 고민 중인데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김경율 / 회계사]
"시장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유상증자 결정은 영업으로 자금 창출을 할 수 없다는 걸 자백하는 거잖아요.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신호 아닌가 싶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유가마저 다시 오르기 시작해 경영 부담은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부터 대한항공은 최대 1만6800원, 아시아나는 최대 2만600원 국제선 유류 할증료를 올렸습니다.
석 달 만에 다시 올린 것인데 산유국들의 감산 추진에 경영 환경 악화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항공권 가격은 계속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