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거 못참아'…팬 난동에 축구장 대형 참사
[앵커]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난동이 벌어지면서 축구팬 수백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응원하던 팀이 패하자 관중들이 흥분하며 발생한 일인데, 경찰의 진압도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호윤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가 끝난 그라운드에 관중석에 있던 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듭니다.
뒤엉켜 거친 몸싸움이 벌어지고, 놀란 선수는 황급히 몸을 피합니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에서 프로축구 경기가 열린 건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오후.
홈팀이 라이벌 팀에 역전패하자, 흥분한 팬들이 선수들과 구단에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그렇게 희뿌연 연기가 경기장에 퍼지면서 비극은 시작됐습니다.
수백명의 인파가 최루탄을 피해 순식간에 출구 쪽으로 몰려들면서 서로 넘어지고 깔리는 참사가 일어난 겁니다.
축구장에 난입한 관중만 3천여명, 사망자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현지 보건당국 관계자는 "희생자 대부분이 짓밟히고 깔리면서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참사가 1964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축구 예선전 때에 이어 두번째로 사망자 수가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심판 판정에 격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면서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1989년엔 영국 힐스버러 경기장에서 경기장 철제 보호철망과 뒤에서 밀려드는 입장객 사이에 끼여 96명이 압사하는 등 축구장 비극은 잊을만 하면 되풀이 됐습니다.
현지에선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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