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확산…정권 퇴진 운동으로

2022-09-28 0

이란 '히잡 의문사' 항의 시위 확산…정권 퇴진 운동으로

[앵커]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이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날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란 전역에서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복장 자유 문제를 넘어 정권 퇴진 운동으로 변하는 모양새입니다.

테헤란에서 이승민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여성이 외출할 때 무조건 히잡을 써야 하는 곳은 이슬람권에서도 이란이 유일합니다.

외국인도 예외는 없습니다.

최근 몇 년동안 여성들이 히잡을 뒤로 써서 머리를 좀 더 노출하는 등 규제에 반발했는데 이란 당국은 오히려 복장 규제를 강화하고 안면인식 기술까지 동원해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2살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쓰러져 숨진 건 지난 16일.

아미니의 의문사에 대한 항의로 시작한 반정부 시위는 이란 전역으로 확산하며 이슬람 공화국의 신정 통치를 끝내자는 구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북부 지역 2개 주에서만 최소 1천명 이상이 체포되고 41명이 사망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통신 제한으로 정확한 사상자와 체포 인원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을 감시하는 비정부기구는 최소 11개 주에서 (41명보다) 더 많은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시위의 주축을 이루는 20대들은 SNS로 소통하면서 매일 장소를 바꿔가며 모이고 있으며 당국은 이를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시위가 이란은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각지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란 정부는 혼란을 조장하려는 외부의 반정부 세력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며 시위 참가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습니다.

엄격한 사회 통제가 이뤄지는 이란에서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한 여성의 죽음으로 촉발된 이런 움직임이 얼마나 확산할지 주목됩니다.

테헤란에서 연합뉴스 이승민입니다.

#이란 #반정부_시위 #히잡_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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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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