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피해자가 신고해서 검거했는데도,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나는 스토킹 범죄의 악순환.
신당역 살인사건의 충격이 큰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고 오늘도 그런 사건 뉴스가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먼저 이별을 통보한 여성의 집에 배관을 타고 들어가 폭력을 휘두른 남성의 구속영장이 결국 기각됐습니다.
가해자가 풀려나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숨어서 지내고 있습니다.
먼저 홍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자정, 20대 남성이 다세대주택 건물 외벽 배관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경찰의 1차 스토킹 경고를 무시하고,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집에 무단침입해 주먹까지 휘둘렀습니다.
그런데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스토킹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주거침입, 폭행 등의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남성, 2년 전 폭력 전과도 있었지만, 당시에도 구속을 면했습니다.
영장이 기각되자 경찰은 스토킹 피의자를 유치장에 한 달간 입감할 수 있는 '잠정조치 4호'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습니다.
피의자는 불구속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는 사이, 피해자는 보복 우려에 떨며 거주지를 옮겨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주거지 이동해서 피의자가 모르는 주거지로 이동이 돼있거든요. 퇴근할 때도 우리가 신변보호를 해주고 있고 그래요."
시민단체들은 법원이 범죄에 대해 판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 의무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규탄했습니다.
[이나리 / 경남여성복지상담소·시설협의회 성폭력분과장]
"스토킹 범죄는 기본적으로 재범 우려가 굉장히 높은 범죄입니다. 피해자 보호에 대해서 법원이 해야할 도리를 포기했다라고 저희는 보았습니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과거 자신을 변호했던 국선변호사를 상대로 만나주지 않으면 사무실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한 40대 남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김현승
영상편집 :형새봄
홍진우 기자 jinu0322@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