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태풍 때 주민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억나시죠.
물이 거의 빠지면서 저희 배유미 기자가 오늘 그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사고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는데요.
두 명이 열 시간 넘게 매달려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천장 배관도 가봤습니다.
[기자]
침수 차량을 꺼내려는 견인 차들로 지하주차장 입구가 붐빕니다.
경찰이 수색을 마치고 현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채널A 취재진도 처음으로 지하에 내려가봤습니다.
입구에 서 있던 반사경은 꺾인 채 바닥에 껌딱지처럼 붙었습니다.
내부는 임시 조명을 달아 밝힌 상태.
물은 대부분 빠졌지만 바닥은 여전히 진흙탕입니다.
아직 발목까지 물이 찬 곳도 있습니다.
벽은 물론 천장까지 흙먼지가 묻어있는데, 사고 당시 물이 얼마나 높이 찼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으로 연결된 문은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이렇게 휘어졌습니다.
비상구를 통해 들이친 물은 순식간에 지하주차장을 집어 삼켰습니다.
이 문 근처에서 엄마에게 "키워줘서 고맙다"는 마지막 인사를 건네고 숨진 중학생이 발견됐습니다.
2명의 생존자들이 매달리거나 엎드려있던 천장 배관도 보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차를 빼다보니 뒷쪽은 물살에 떠밀려 온 차들이 겹겹이 쌓인 채 그대로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차야 이렇게 된 거(지만) 사람 안 다친 게 다행이다 싶고, 그걸로 위안 삼아야죠."
희생된 이웃들을 생각하면 지하에 내려가는 게 꺼려집니다.
[정태수 / 아파트 주민]
"아직까지 입맛도 없고 가슴이 두근두근한 게 있어요. 그래서 트라우마 치료라도 받아야 하나 (싶고). "
경찰은 방재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오늘 첫 회의를 열었습니다.
진흙이 다 치워지면 정밀 감식을 추가로 진행하고, 주차장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 안내 방송은 적절했는 지 등 사고 원인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김문영
배유미 기자 yu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