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데리고 봉사 왔어요” 포항 수해복구 구슬땀

2022-09-12 49



[앵커]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포항은 복구 작업이 한창입니다.

명절의 여유를 느낄 겨를은 없지만, 어느 지역보다 이웃의 온기는 넘쳐납니다.

배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가족이 바닥에 둘러 앉아 흙 묻은 낚시용품을 씻습니다.

같은 구 주민이 초등학생, 중학생 두 자녀를 데리고 추석 연휴 마지막날 봉사활동을 왔습니다.

[이혜원 / 포항 남구]
"간식도 아이들 용돈으로 준비하고… 저희 집은 너무나 무사해서 같은 포항이니까 함께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 왔어요."

젖은 물건을 반도 못 꺼냈다며 애태우던 주인은 반가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이정순 / 침수 피해 상점 주인]
"우리는 (정리)하려면 올해 안에 다 할까 싶어요. 개인으로 (봉사)오셨고 고맙죠."

진흙 투성이가 된 옷들이 말끔하게 행궈집니다.

부녀회원들이 길가에 대야를 놓고 침수된 창고에서 꺼낸 옷을 빨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지만 이웃의 불행이 남일 같지 않습니다.

[김미향 / 포항 새마을부녀회]
"내 차는 그냥 기아차에 폐차시켜버리고 (왔어요)."

[김영남 /포항 새마을부녀회]
"집은 정리 대충하고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뭐."

일주일째 뻘과 사투 중인 의용소방대원들도 마찬가집니다.

[김은숙 / 포항시 남구의용소방대 연합회장]
"저희 집만 치우려니 너무 마음이 쓰여서 더 어려운 독거 어르신이라든가 그런 쪽에… 몸은 너무 힘든데 마음은 너무 즐겁습니다."

승용차에 생수를 가득 싣고 온 가족도 있습니다.

[이빛나 / 포항시 북구]
"이거 군인들 드리려고요. (마트 가서 사오신 거예요?) 네네. 어려울 때 도와야 하니까 이렇게 왔어요."

오늘까지 8천명 넘는 봉사자가 포항 수해 복구에 힘을 보탰습니다.

동네 곳곳에 생긴 쓰레기 산이 언제 치워질지도 모를 막막한 상황이지만, 이웃의 손길이 희망이 됩니다.

[백경숙 / 침수 피해 상점 주인]
"너무 너무 감사하죠. 처음에는 너무 좌절했는데 도와주시니까 다시 힘이나고. 우리가 더 빨리 일어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죠."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영상편집 : 최창규


배유미 기자 yu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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