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농성하는 노동자들...올해도 '길거리 차례' / YTN

2022-09-10 4

이번 추석에도 농성하는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달라며,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을 포기한 사람들을 나혜인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호텔 앞 인도에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병풍이 놓일 자리는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피켓이 대신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곳 호텔에서 해고된 직원들은 설에 이어 추석도 천막 농성장에서 맞았습니다.

[고진수 / 세종호텔 노조 지부장 : 제가 장손인데, 명절날 당일 아침에 제를 이곳에서 이렇게 농성장 앞에서 드리는 게 참 마음이 헛헛합니다. 해고자들이 일터로 빨리 돌아가서 일상을 되찾았으면 하는 게 제일 큰 바람입니다.]

해고자 15명은 대부분 20년 이상, 길게는 30년 가까이 호텔 식당 등에서 일했습니다.

회사와 교섭을 포기하고 떠난 이들 외에, 9명이 아직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호텔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을 해고 이유로 들었습니다.

해고자들은 매출이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그게 노동자만 책임져야 할 일은 아니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쿠팡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온 택배 기사들도 길거리 차례를 지냈습니다.

이들의 요구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일터입니다.

새벽 배송에 시달리는 기사들에게 정당한 보상과 휴식을 주고 물류센터에 냉·난방 장치를 갖춰달라는 건데, 이런 것들을 요구하던 노조 간부 3명도 해고됐습니다.

[민병조 / 쿠팡 물류센터 노조 지회장 : 저도 지금 되게 착잡하지만 사실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더 마음이 안 좋으실 거예요. 노동 조건들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한 죄밖에 없어요. 회사는 그걸로 징계를 하고….]

거리에서 명절을 맞는 노동자들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내년 설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명절을 보내고 싶다며, 언젠가 내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회의 공감과 연대를 바라고 있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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