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불참한 채 고르비 장례식…부인 옆에 영면
[앵커]
소비에트연방,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이자 냉전 종식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민주화와 개혁을 이끈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길게 이어졌지만, 푸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냉전의 평화적 종식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됐습니다.
장례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건물 바깥에는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온 추모객 수천 명이 긴 줄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시작했고, 세계에 문을 열었습니다. 경제 개혁을 시작한 그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여기 왔습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40년 넘는 철의 장막을 걷어내고 냉전을 평화적으로 종식하는 데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는 옛 소련의 몰락을 불러온 배신자라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고르바초프에 의한 옛 소련의 붕괴를 '20세기 최대 지정학적 재앙'이라고 불렀던 푸틴 대통령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지도자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지 않은 것은 냉전 완화를 위해 미국과 대화에 나섰던 니키타 흐루쇼프 이후 5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2007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으며 푸틴 대통령이 국가 애도일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 정부가 고르바초프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지 않은 것을 두고 "현 지도부가 고르바초프의 유산을 기리는 데 거의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고 전했습니다.
당뇨와 심장 질환 등으로 오래 투병해 온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향년 91세로 별세했으며, 23년 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여사 옆에 안장됐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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