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지도자 중 첫 방한…'한·러 수교 주역' 잠들다

2022-08-31 1

소련 지도자 중 첫 방한…'한·러 수교 주역' 잠들다

[앵커]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1990년 이뤄진 역사적인 한·소 수교의 주역입니다.

소련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그는 퇴임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한했습니다.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지성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이 이끌던 소련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며 한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세계에 알렸습니다.

이후 고르바초프는 1990년 3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회담하며 비밀리에 추진되던 한·소 수교 협상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당시 북한의 김일성 정권은 한·소 수교에 훼방을 놓으려고 시도했습니다.

김일성은 1988년 12월 평양을 방문한 소련 외무상에게 "소련이 헝가리처럼 한국과 관계 정상화에 나선다면 북한은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을 제외한 모든 사절단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방해에도 고르바초프의 수교 의지와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 정책이 결국 결실을 이끌어냈습니다.

'태백산'이란 암호명으로 극비리에 추진된 첫 한·소 정상회담이 199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겁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한국과 소련 두 나라 관계의 정상화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완전한 수교 관계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는 데 합의하였습니다."

한·소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마침내 1990년 9월 3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수교를 선포했습니다.

수교 3개월 뒤 고르바초프는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소련을 방문한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듬해 4월엔 제주도를 방문해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소련 최고지도자로서는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했습니다."

퇴임 이후에도 여러 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한 고르바초프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 메시지를 보내는 등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고르바초프 #한소정상회담 #한소수교 #노태우 #김일성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