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마침표’ 고르바초프 91세로 별세

2022-08-31 147



[앵커]
미국과 소련 미소 냉전 시대를 종식시킨 주역이죠.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향년 91세로 사망했습니다.

전 세계에 참 많은 영향을 미쳤죠.

개혁 개방 정책으로 사회주의 러시아를 변화시켰고, 소련을 해체해 많은 국가들에 자유를 선사했습니다.

우리와도 수교를 맺은 인연이 깊죠.

마지막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 평화주의자의 삶을 염정원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로널드 레이건 / 미국 전 대통령(1987년 베를린 방문 당시)]
"고르바초프 서기장. 당신이 평화를 바란다면 이 장벽 앞으로 오세요…고르바초프 서기장, 이 장벽을 허무세요."

[현장음]
(환호성)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런 요청에 긍정적 침묵으로 화답한 고르바초프 덕분에 독일은 통일될 수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가까이 이어졌던 동서 냉전체제는 급격히 해체됐습니다.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올라 개혁과 개방.

러시아어로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고르바초프가 주역이었습니다.

1987년,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체결한 역사적인 핵군축 합의 등으로 노벨평화상도 수상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뒤 몰타에서 가진 미소 정상회담에선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민주화 물결이 소련 위성국들에게 불어닥쳤을 때 무력을 사용하지 않은 모습은 이전 서기장들과 달랐습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 전 소련 대통령 (1987년 11월)]
'더 많은 진취성, 민주주의, 조직과 규율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전속력으로 끌어올리고 사회주의 발전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북방정책에 호응해 1990년 9월 우리나라와 전격 수교가 맺어졌고 유엔 가입 지지 선언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보수강경파의 쿠데타로 급격하게 권력 기반을 잃었고 소련도 공식 해체됐습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 전 소련 대통령(1991년 12월)]
"독립국가연합의 결성으로 나는 소련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끝낸다"

정치적 재기에 실패한 그는 설립한 재단을 통해 학술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며 지난 3월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만에 평화 협상을 촉구하는 성명도 냈습니다.

20세기 말 현대사 격랑의 중심에 섰던 그는 모스크바 외곽 전원주택에서 여생을 보내다 91살을 일기로 눈을 감았습니다.

채널A 뉴스 염정원입니다.

영상편집: 이재근


염정원 기자 garden9335@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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