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가야하는데”…장애인단체 시위에 또 발 묶인 지하철

2022-08-30 931



[앵커]
장애인 단체가 또 다시 지하철에서 출근길 기습 시위를 벌였습니다.

당초 기자회견만 예고했다가, 돌연 시위에 나서면서 열차 통행이 지연됐는데요.

오늘 발표한 정부 예산안에 장애인 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전민영 기자입니다.

[기자]
출근시간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지하철 삼각지역 승강장.

휠체어에 탄 장애인이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지난 3월 릴레이 삭발식을 시작한 뒤 오늘로 100번째입니다.

그리고는 기습적으로 휠체어를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멈춰 세우고,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바람에 열차 운행이 정지됐습니다.

당초 예고에는 삭발식과 기자회견만 있었습니다.

[현장음]
"지금 즉시 중단하시고….여러분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 경찰은 채증하겠습니다."

운행은 35분간 지연됐고,

[현장음]
"지겨워죽겠어."

발이 묶인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경찰을 비난하기까지 합니다.

[현장음]
"경찰은 뭐하는지 모르겠어."

[김은복 / 경기 수원시]
"병원 가는 길이었어요. 되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아마 한 달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치료하려면. 앞으로도 걱정이…."

장애인 단체는 오늘 발표된 내년 예산안을 문제 삼았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내년 장애인 활동지원예산을 2500억 원 증액했지만, 단체가 요구했던 수준에 비해서는 한참 부족하다는 겁니다.

[박경석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오늘 아침에 보도자료 초안을 보니 사기당한 느낌. 경제 10위면, OECD 10위 정도의 장애인에 대한 지출이 있어야죠. 그런데 꼴찌예요."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장애인 단체의 요구안을 듣고 협의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단체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어서, 시민 불편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최혁철, 조세권
영상편집 : 변은민


전민영 기자 pencak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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