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폴란드산 우유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높아지는 물가에 소비자들이 반값 우유를 선택하는 건데, 낙농업하시는 분들에겐 힘빠지는 소식이기도 합니다.
가격구조를 들여다 보면 국산 우유 가격을 내릴 방법도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김승희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1L짜리 국산 우유 한 팩 가격이 2500원을 넘습니다.
[노승우 / 서울 마포구]
"과거에는 어떤 특정 브랜드를 선호했다면 지금은 브랜드에는 상관없이 가격을 아무래도 먼저 따지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행사 상품에 더 비중을 두고…."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눈을 돌린 건 저렴한 해외 멸균우유.
가장 싼 폴란드 멸균우유의 경우 1L짜리 한 팩을 국산 우유의 반값도 안 되는 1200원 안팎으로 살 수 있습니다.
고온 가열을 거쳐 미생물을 없애, 최대 6개월 보관할 수 있는 수입산 멸균 우유는 유통기한이 10일인 일반 냉장 우유와 영양소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이수혁 / 경기 안양시]
"(맛에) 큰 차이는 못 느끼겠는데 가격에서는 막 30~50%씩 차이가 나니까."
[허예진 / 경북 포항시]
"진하고 고소한데 느끼하진 않은 거예요. 한국 우유가 다라고 믿고 있었는데 아니구나."
실제로 해외 우유 수입량은 지난해 2만 3천여 톤으로 2년새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 7월까지의 수입량은 이미 지난해 수입량의 80%에 달합니다.
유럽산 수입 유제품 관세 11.2%가 2026년부터 철폐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사룟값이 폭등해 안 그래도 힘든 국내 낙농업계는 울상입니다.
[김성곤 / 젖소 농장주]
"수입 우유만 찾고 하니까 국내산 우유가 설 자리도 없어지고. 의욕이 없어져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폐업까지도 지금 고려하고 있어요."
농장주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박희현
영상편집: 변은민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