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지난 18일 출범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는 법원 결정으로 열흘도 안 돼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주요 인사들은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법원 결정을 비판하며 즉각 이의 신청으로 대응했습니다.
엄윤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법원이 비상대책위 체제에 대해 사실상 이준석 전 대표 손을 들어주자 국민의힘은 일대 혼란에 빠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대구를 방문했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황급히 발길을 돌려 서울 여의도 국회로 돌아왔습니다.
주 위원장은 법원이 당 비상 상황에 관한 판단을 인정하지 않은 건 황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매우 당혹스럽고, 당의 앞날이 매우 걱정됩니다. 우리 당이 당헌 당규에 따라서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서 비상 상황이라고 규정했는데, 법원이 돌연 비상 상황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다음 주 이후 판단할 거라던 재판부가 1박 2일 연찬회를 마친 직후 처분 결정을 발표한 게 의심스럽다고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재판장이 특정 연구 모임 출신으로 편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상한 결과가 나올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저는 믿지 않고 있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화된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법원 결정에 즉각 이의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정당의 자율적 판단을 지나치게 침해했다고 규정하고, 전면적인 법적 대응에 나선 겁니다.
[송언석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과 해석까지 들이댄, 잘못된 판단을 한 법원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항의하는 조치를 할 생각입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당연히 항고해야 합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 직무가 정지되면서 직무대행은 돌고 돌아 권성동 원내대표가 다시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일단 권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긴급 의원 총회를 소집해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이의 신청과 추후 항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존 비대위를 유지하는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법원 결정 때마다 당이 크게 흔들리는 추가 악재 상황을 최소화하려는 고육책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격한 내홍 끝에 가까스로 출범한 비대... (중략)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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