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표정과 감정 글로 확인…각본집 읽는 묘미
영화 각본집·드라마 대본집, 출판시장에서 인기
’마침내’·’붕괴’ 등 단어 온라인 재확산
삭제된 장면 확인 가능…소장 욕구도 인기 배경
'헤어질 결심' 각본집을 비롯해 요즘 영화나 드라마의 대본집 인기가 높습니다.
이미 본 영화나 드라마의 대사를 글로 재확인하려는 욕구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잔뜩 화가 난 듯 상대를 몰아붙이는 경찰 해준.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알 듯 말 듯 떨리는 목소리의 열쇠는 각본집에 담겨 있습니다.
배우의 표정과 음성에 녹아든 미묘한 감정을, 정답을 찾듯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각본집을 읽는 묘미입니다.
[길은서 / 대학생 :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더 묘사되어 있어서 감정도 그렇고 자세하게 써 있어서 영화로도 따라가기 좋았지만 각본집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상기해볼 수 있었고요.]
영화나 드라마 각본과 대본집의 인기는 최근 출판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간 일주일 만에 11쇄 넘게 찍어낸 '헤어질 결심' 각본집을 비롯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본집은 예스24 예약 판매 시작 첫날 5,000부가 팔렸고, 지난달 종영한 '우리들의 블루스' 대본집 역시 예술 분야 1위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3년 사이 드라마의 대본과 영화 각본 출간은 3배 가까이 늘었고,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도 최근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읽는 영상'을 굳이 다시 찾는 이유는 역시 '말'입니다.
일상에서는 잘 쓰지 않던 '마침내', '붕괴'와 같은 단어는 온라인에서 '밈'으로 확산하며 우리말의 묘미를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이밖에 영화에서 놓친 대사나 삭제된 신을 글로 확인할 수 있고, 한층 몰입도가 높아진 팬들의 소장 욕구도 인기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구용 / 출판 칼럼리스트 : 영화를 관심 있게 본 독자들 중에서는 대본집을 따로 소장해서 갖고, 플레이라는 절차 없이 그냥 옆에서 펼쳐서 그냥 보고 싶은 부분을 보고….]
하나의 영상 텍스트를 깊이 있게 해석하려는 욕구가 출판계 새로운 장르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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