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때마다 무너지는 태양광…관리 '사각지대'

2022-08-20 82

폭우 때마다 무너지는 태양광…관리 '사각지대'
[생생 네트워크]

[앵커]

지난주 강원도 횡성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민가를 덮쳐 안에 있던 70대 노인이 숨졌습니다.

주민들은 산 정상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로 지반이 약해져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경찰이 관련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관련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상현 기자.

[기자]

지난주 산사태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횡성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토사물이 흘러내린 경로가 보이실텐데요.

산 정상부에는 태양광 시설이 있는데 그곳에서부터 산사태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거대한 바위와 연두색 펜스가 모두 태양광 시설에 설치돼 있던 것들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도 당시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 위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잠시 얘기 들어보시죠.

"산을 파헤쳐야 하는지 나무만 베고 물이 있는 데는 그대로 해서 물이 산등성이가 있으면 양쪽으로 물이 흐르도록 놔두면 되지 저수조를 만들어서 물을 모아서 내려오게 돼 있어요 이게…"

경찰도 이번 산사태가 해당 태양광 시설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습니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인허가 단계부터 설계와 관리 과정 등 해당 태양광 설비 전반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강원지역에서 산사태와 태양광 시설의 연관성에 대해 경찰이 조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태양광 시설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닐 텐데 왜 자꾸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걸까요?

[기자]

지난 2018년에도 강원도 철원에서 같은 태양광 시설이 두 차례 무너지는 등 폭우 때마다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시설은 임야를 송두리째 들어내고 만들기 때문에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나무를 뽑아내 흙을 잡아주는 힘이 부족하고 또 인위적으로 낸 물길은 폭우를 견디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이 추진됐던 2018년에는 관련 규제가 허술해 손쉽게 산지 태양광 허가가 났다는 점입니다.

전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1만 2,500여 곳 가운데 570여 곳은 산림청이 지정한 산사태 위험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 태양광 업무 허가 부서와 산사태 전담팀이 따로 있다 보니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허술한 관리 탓인지 2018년 6건이던 태양광 발전 시설 관련 산사태는 2020년엔 27건으로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앞으로 더 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지 태양광 설치와 관리에 대한 엄격하고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강원도 횡성에서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태양광 #산사태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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