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천만 원을, 그것도 파출소 앞에서 보이스 피싱, 전화금융사기 사기에 당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행여 하는 마음에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관마저 인출책에 속았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택시 기사 권 모 씨는 지난 5월, 금융사를 사칭한 콜센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기존 대출을 금리가 싼 자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입니다.
미심쩍었지만 이 금융사에서 알려준 금융감독원 콜센터로 전화했더니 기존 대출을 현금으로 갚으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또 금감원 직원을 보낼 테니 현금으로 건네면 일 처리를 해준다는 설명까지 들었습니다.
[권 모 씨 / 피해자 : 6천만 원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2천5백만 원을 일시불로 갚아야 만이 (금융사에서) 풀어준다고 하니….]
하지만 금융사 콜센터도 금감원 콜센터도 모두 가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번호였습니다.
이를 모르고 권 씨는 현금을 준비해서 금감원 직원이라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권 씨.
신원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인근 파출소로 그 직원을 데리고 갔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같이 간 남성의 신원을 확인해주지 않았습니다.
캐피탈 회사를 대신해 빚을 받는 채권추심 직원이라는 말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관 : 전환대출이라든지 대면 편취라는 한마디라도 했으면, 바로 대처를 했을 텐데, 대출금 상환 문제로 왔기 때문에 (보이스 피싱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권 씨는 현금 2,500만 원을, 그것도 파출소 앞에서 건넸습니다.
여기에 사흘 뒤에는 계좌에 있던 1,500만 원까지 탈탈 털리고 말았습니다.
[권 모 씨 / 피해자 : 내가 큰돈을 전달해야 하니, 이 사람이 금감원에서 나왔다고 하니, 신분만 확인해 달라고 분명히 그랬습니다. 다른 말도 안 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상황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하고, 지워진 CCTV를 복원해 일당 검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YTN 박종혁입니다.
YTN 박종혁 (john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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