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연변에는 조선족 자치주가 있죠.
여기선 한글이 사실상 공용어로 쓰이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가 최근 한글 대신 중국어를 우선적으로 쓰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연길시의 상점가 간판은 대부분 한글이 앞에 중국어가 뒤에 쓰여 있습니다.
한글을 사용하는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70년 전 자치주가 설립될 때부터 한글을 우선 표기하도록 한 겁니다.
하지만 최근 연변주 정부가 한글 대신 중국어 우선 표기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어를 한글보다 앞에 쓰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모든 표지판과 간판 등도 '중국어 우선 표기'로 바꿔야 합니다.
조선족이 지닌 한민족 문화를 중국 문화 가운데 하나로 흡수시키려는 동북공정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중국 정부는 55개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약화시키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14억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한족 중심으로 이들을 동화시키기 위해 민족 언어 사용을 억누르고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임대근 / 한국외대 교수]
"(시진핑 정부 기조가) 한족 중심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이끌어 가기 위해 소수 민족의 언어도 하위 언어로 규정하는 그런 정책을 펼치고…"
실제로 조선족처럼 민족 문화가 비교적 강한 위구르족, 티베트족, 몽골족 자치주에서도 중국 표준어인 한어 확대 정책이 강요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지역 방언 간 장벽을 뚫고 문화적 융합을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기열
영상편집 정다은
김윤수 기자 ys@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