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대형 침수는 11년 전에도 있었고, 이후로도 비가 오면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그동안 서울시는 여러 개선 공사를 벌여 이미 마무리 단계인데도 이번에 또 큰 피해가 났습니다.
왜 그럴까요? 임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서울 강남대로 일대.
맨홀에서 물이 분수처럼 역류해 뿜어져 나옵니다.
빗길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차를 다 같이 밀어봅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도 강남역 주변에서 큰 물난리가 났습니다.
[강민정 / 지난 2011년 7월 :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출퇴근하는 데 너무 힘든 것 같고요. 살다가 이렇게 천둥 번개 많이 치는 건 처음 봐요.]
그 직전 해에도 물난리가 나고 해마다 일대가 물에 잠기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강남역 배수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옆 역삼역보다 14m나 지대가 낮아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데다 하수관로가 비정상적으로 복잡하게 설치된 것을 침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그 후 수년에 걸쳐 하수 흐름을 개선하고 하수관 용량도 키우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김학진 / 지난 2015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 : 지금 현재 서울시에서는 (시간당) 95㎜, 최대 100㎜까지 30년 빈도 강우에 대비하는 걸 목표로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빗물 흐름을 대량으로 분산하는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시범운영이 시작됐습니다.
서울시는 20년에 한 번 정도 올 만한 폭우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이런 호언이 무색하게 또 물난리가 났습니다.
반포천 유역분리터널은 시간당 85㎜까지 견디고, 오는 9월 완공되면 95㎜까지 감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 지역 강수량이 시간당 92.5㎜까지 치솟으면서 버티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강남역 침수를 막으려면 결국, 배수시설을 또 확충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대응책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방재대책은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준비해야 하는 만큼, 최대 강수량에 맞춘 장기적 대책 수립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폭우에 대한 대책은 단기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서 최고 강수량을 기준으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기후 변화로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한꺼번에... (중략)
YTN 임성호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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