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김해에서 발견된 세계 최대 고인돌 유적이 일부 훼손됐습니다.
김해시가 문화재청과 협의도 없이 무단으로 정비 사업을 하다 망가뜨린 것인데, 전문가들은 복원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권솔 기자입니다.
[기자]
포크레인이 땅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포크레인 뒤로 보이는 건 김해 구산동 지석묘, 즉 고인돌입니다.
2천~3천년 전부터 고인돌 주변에 깔려 있던 돌은 다 뽑혀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고인돌의 길이 10m, 너비 4.5m에 무게는 무려 350t입니다.
중앙부의 상석, 즉 지석묘를 중심으로 주위에 촘촘히 박혀있는 얇고 넓적한 돌.
박석까지 포함하면 총 규모는 1652 m2.
학계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는 전남 화순의 고인돌 핑매바위가 가장 큰 걸로 알려졌습니다.
고인돌은 상석을 기준으로 크게 3가지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김해 고인돌은 개석식으로 볼 수 있는데, 상석으로 덮여 있는 지면 아래 묘실이 있습니다.
신성한 묘역임을 알리기 위해 박석으로 구획을 표시한 점이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발굴 당시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보존만 하다 2년 전 복원, 정비 사업이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김해시가 문화재청 허가 없이 박석 위치 등을 해체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현장을 다녀온 전문가들은 사실상 원형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청규 /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3천 년 전 상태 그대로 보존돼있었죠.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원래 모습 그대로 지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 진정성이 훼손된 거죠."
문화재청은 얼마나 훼손됐는지 발굴 조사를 할 예정으로, 위법 사항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권솔입니다.
영상편집 : 김문영
권솔 기자 kwon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