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왕따 만들겠다던 사우디에 손 내민 바이든

2022-07-16 283



[앵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났습니다.

자국 언론인을 끔찍하게 살해한 장본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공연히 비난하면서 이른바 '껄끄러운 사이'가 됐는데 고유가가 미국 대통령 자존심까지 꺾게 만든 겁니다.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취임 후 처음 사우디아라비아 땅을 밟은 바이든 대통령.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 대신 주먹 인사를 나눕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8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이자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배후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이후 바이든은 사우디를 국제적인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불편한 관계에도, 바이든이 사우디로 날아간 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등하는 유가 때문입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달래려면 중동 산유국의 원유 증산이 시급합니다.

회담 후 바이든은 원유 증산 논의가 있었고 곧 추가 조치를 기대한다면서도, 비판을 의식한 듯 신념을 바꾼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카슈끄지 피살에 대해 회담 초반에 이야기를 꺼냈고, 당시 제가 생각했던 것과 지금 생각하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날카로운 질문은 계속됐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사우디를 왕따로 부른 것을 후회합니까?) 제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렇게 느끼시나요?) 질문에 답한 것 같은데요."

이번 순방은 중동 지역에서 세력을 키우려는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겠단 의도도 깔려 있습니다.

마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이든 순방 직후인 19일 예정된 이란 방문으로 맞불을 놓을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심 끝에 국익을 위해 사우디를 찾았지만 그간 강조해온 인권의 가치에는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이번 순방이 향후 바이든 리더십 평가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변은민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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