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쌈밥 집에서 쌈채소 둘 때 가슴이 떨린다면 요즘 식당 사장님들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할지, 짐작이 가시죠.
물가는 폭등하는데 마냥 가격 올리는 거로 버틸 수도 없다는 고민, 들어보시죠.
안보겸 기자입니다.
[기자]
[현장음]
"쌈채가 워낙 비싸서 상추만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서울의 한 한정식 집.
불고기와 강된장을 쌈에 싸먹는 식당인데,
최근 채소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여러 가지 쌈채소 대신 상추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추 가격도 많이 올라 예전보다 제공하는 양을 절반 가까이 줄였습니다.
[이규엽 / 한정식 식당 사장]
"지금 상추라고 하면 안 되고 '금추'라고 해야 돼요. 손님 상에 놓을 때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립니다."
최근 상추, 깻잎, 오이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부 식당들이 음식 가격을 올리는 대신 비싼 재료나 인력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을 선택하고 있는 겁니다.
손님들이 직접 반찬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인데요.
원래는 빈 공간 없이 반찬을 가득 뒀었지만 최근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반찬 2가지를 뺐습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아르바이트생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희기 / 고깃집 사장]
"(직접) 손님들에게 고기 주고요. 그리고 설거지도 하고, 손님들이 필요한 거 셀프 메뉴 외에 반찬, 찌개 같은 거 조리해드리고. 힘든데, 먹고 살려면 해야죠."
시민들은 치솟는 물가에 식당도 어쩔 수 없지 않겠냐는 반응입니다.
[류승준 / 서울 관악구]
"물가가 올랐으면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다 같이 힘든 거니까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음식 가격 인상을 미루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형새봄
안보겸 기자 ab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