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대통령 물러난 스리랑카…"달러도, 연료도 없다"
[앵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최악의 경제위기로 인한 비판 여론에 사임을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라자팍사 대통령이 실제로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며 집무실과 관저 점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박의래 특파원이 수도 콜롬보에서 현지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기자]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앞 입니다.
국가 부도 사태로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받아온 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지난 9일 의회 대변인을 통해 오는 13일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믿을 수 없어 실제 사임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는 사퇴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사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량의 현금다발이 나온 대통령 관저 역시 시위대와 함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개방된 대통령 관저와 정원, 수영장에서 가족, 친구들과 사진을 찍습니다.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히고 시위대에 관저와 집무실을 내준 건 경제난 때문입니다.
스리랑카는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부채의 수렁에 빠졌고, 2019년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와 코로나19 까지 이어지면서 주 수입원이던 관광산업이 몰락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와 식량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물가는 치솟고 석유와 생필품 수입이 사실상 막혔습니다.
"1kg에 450스리랑카루피하던 오렌지가 지금은 1kg에 1600스리랑카루피입니다. 수입이 안 되고 있어섭니다. 문제는 정부입니다. 지금 달러도, 연료도 없습니다."
휘발유 수입이 제대로 안 되면서 길거리에 차량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관공서나 병원, 학교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스리랑카는 당분간 국회의장이 대통령 대행을 맡게 됐습니다.
국회는 조만간 새 대통령과 총리, 내각을 세울 전망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경제 회복 방안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사의를 밝혔지만, 정국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연합뉴스 박의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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