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강원도 춘천에서 화물차에 실린 맥주병 수천 개가 도로에 쏟아지는 사고가 났는데요.
이를 본 시민들이 빗속에 가던 길을 멈추고, 사고 수습을 도왔습니다.
업체가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준 사람들을 찾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적재함이 열린 채 교차로를 달리는 화물차.
맥주병 2천여 개가 쏟아집니다.
교차로는 깨진 병으로 아수라장이 됐고, 운전기사 홀로 현장을 수습합니다.
그런데 잠시 뒤, 모자를 쓴 남성이 나타나 상자를 치웠습니다.
인근 편의점 주인은 빗자루를 들고나와 바닥을 쓸기 시작합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수습에 나선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인근 식품업체 직원들은 위생복을 입은 채 빗자루와 눈 삽까지 들고 달려 나왔습니다.
이렇게 사고 현장 수습에 나선 시민은 12명.
[김재영/사고 수습 시민 : 안타깝다는 생각을 제일 먼저 했고, 그리고 빨리 치워야겠다. 사거리이다 보니까 교통량도 많고 위험하기 때문에 빨리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시청 직원도 힘을 보탰고, 출동한 경찰관도 교통 안내를 하며 사고 수습을 도왔습니다.
깨진 유리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사고 발생 30여 분 만에 도로를 말끔하게 치웠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던 듯 현장을 떠났습니다.
해당 맥주 회사는 화물차 운전기사에 대해 징계는 하지 않았다며, 손해 역시 보험으로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따듯한 마음을 몸소 보여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편의점 주인과 식품업체 직원들과는 연락이 닿았지만, 다른 시민들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
업체는 당시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사고 수습을 도와준 시민들의 연락처를 남길 수 있는 QR코드와 링크를 삽입했습니다.
[서혜연/○○맥주 마케팅 부사장 : 우산도 안 쓰시고 뛰어나와서 도와주시는 거 봤고, 많이 감사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제보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빨리 연락 주셨으면 좋겠고요. 이 기회를 통해서 안전교육 프로세스 점검 강화해서 재발 방지하는 부분도 노력하겠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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