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금인출중단 피해자' 시위…유혈 충돌 사태
[앵커]
중국 허난성의 부실한 중소 지방은행들이 일방적으로 예금 인출을 중단해버리면서 중국 전역에서 모인 예금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시위 도중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강제 해산을 시도하면서 유혈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인민은행 앞에 대규모 인파가 모였습니다.
정저우시 일대 중소형 마을은행들이 일방적으로 예금 인출을 중단하면서 돈이 묶인 피해자들이 모인 겁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보장한다는 은행의 조건을 믿고 중국 전역에서 맡긴 예금 규모만 400억 위안. 우리돈으로 약 7조 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위대는 허난성 정부의 부패를 규탄하며 예금을 돌려달라고 외쳤고, 리커창 총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리커창 총리, 허난을 조사하라"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를 알수없는 건장한 남성들이 나타나 해산을 시도하며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마치 돌격대처럼 시위대를 파고든 남성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강제로 계단에서 끌어내렸고, 격렬한 몸싸움으로 이어지면서 일부는 피를 흘리기도 했습니다.
현장에는 공안들도 대거 배치됐지만, 멀리 떨어져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진 직후 중국 SNS에서는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지만 줄줄이 삭제 조치되고 있습니다.
대신 관할 공안국과 금융감독 당국은 예금인출 중단 사태와 관련 한 조사상황 등을 앞다퉈 공개하며 여론을 살피는 모습입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4월부터 본격화된 예금 인출 중단사고와 관련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관련 용의자를 체포하고 일부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피해자 구제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저우시 당국은 피해자들이 집결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건강코드를 조작해 예금주들을 격리시설에 가두는 등 불법행위를 자행하며 논란을 키웠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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