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총 괴한' 파출소 습격…경찰은 총 들고도 대응 못해

2022-07-05 181

'화살총 괴한' 파출소 습격…경찰은 총 들고도 대응 못해

[앵커]

최근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에 괴한이 침입해 공기화살총을 쏘고 달아났습니다.

시민을 향한 2차 피해가 우려됐던 상황이었는데요,

파출소 직원들은 범인을 추적하기는커녕 20분 가까이 몸을 숨기는 데 급급했습니다.

김경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굴에 복면을 쓰고 손에 무언가를 든 남성이 파출소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잠겨 있는 두 번째 문을 흔들다가 틈 사이로 무언가를 겨눈 뒤 달아납니다.

22살 한모씨가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 내부에 공기화살총을 쏜 건 지난달 30일 새벽 2시 16분쯤.

한씨가 쏜 화살은 아크릴 가림막에 박혔고, 화살촉은 2m 뒤 책상 칸막이까지 날아갔습니다.

한씨는 범행 직후 파출소에서 50m정도 떨어진 이곳 공중전화박스에서 짐을 챙겨 뛰어서 달아났습니다.

당시 파출소 1층에는 5명, 2층에는 2명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권총까지 꺼냈지만, 범인을 잡거나 쫓는 대신 책상 밑에 몸을 숨겼습니다.

자칫 시민을 향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은신해 있던 직원들이 파출소 밖으로 나온 건 2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최초에 직원들이 총소리로 판단해서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추적하지 못한 부분은 저희 잘못입니다."

범행 후 세 번이나 옷을 갈아입고 여장을 한 채 달아났던 한씨는 12시간 만에 형사들에게 붙잡았습니다.

한씨는 4년 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당무계해요. 돈이 필요하니까 나는 은행을 털려고 한다. 연습 삼아서 파출소를 한 번 해본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씨가 손에 들고 있던 건 사슴 사냥 등에 쓰이는 독일제 공기화살총으로 사람이 맞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허가가 없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구매해 통관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한씨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화살총 구매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여수경찰서는 당시 순찰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조사 중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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