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에 낯선 날벌레 떼가 출몰하고 있습니다.
일명 ‘러브버그’라고 부르는 파리의 일종입니다.
다행히 물거나 쏘진 않는데요.
일단 긴급 방역이 시작됐습니다.
전민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전부터 마당을 청소하는 주민들.
이들이 쓸어담는 건 벌레입니다.
[이재명 / 서울 은평구]
"새카맣게 있었어요. 방충망에도 새카맣게 달라붙어서. 사람 몸에 붙고 하니까 갑갑하죠."
인터뷰 중에도 벌레가 목에 달라붙습니다.
[염민자 / 서울 은평구]
"계속 쓸어내도, 쓸어내도. 이게 생전 처음이거든. 내가 여기 20년 살았거든요. 더럽고, 음식에도 막 날아들어오고…."
지난주부터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에 떼로 등장한 일명 '러브버그'입니다.
암수 한쌍이 짝짓기를 하며 날아다녀 붙여진 이름인데, 우단털파리과에 속하는 파리의 한 종류로 해충은 아닙니다.
습환 환경에서 쉽게 번식하는데, 장마가 집중됐던 지난 1주일간 은평구청에 들어온 민원만 1천여 건에 이릅니다.
[신기호 조다스고 / 서울 은평구]
"방까지 들어와요. 끔찍해요, 아주. 바글바글해. 문도 못 열어놓고. 이렇게 더운데."
주택가에 있는 편의점입니다.
출입문 앞이 이렇게 벌레 사체로 가득한데요.
매장 안쪽뿐 아니라 바깥쪽에 있는 아이스크림 냉동고 위까지 시커멓게 뒤덮였습니다.
[정모 씨 / 미용실 사장]
"벌레가 계속 오니까 (파리채를) 흔들고 왔어요. 손님 머리하는 것보다 그거 치우는 게 일이에요. 깜짝깜짝 놀라서 고객님들이 다치기도 하고."
전문가는 서울 서북권역에 대량 출몰한 원인으로 퇴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양영철 / 을지대 보건안전환경학과 교수]
"은평구나 고양시나 인근 지역에 밭 같은 게 있을 거고요. (털파리 유충이) 많이 살고 있던 퇴비를 가져다가 요소요소 쓴 거죠."
은평구청과 고양시청은 어제와 오늘 긴급 방역에 나섰습니다.
주말을 지나면서 마포와 서대문, 용산구에도 러브버그가 출현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전민영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영상편집 : 최창규
전민영 기자 pencak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