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가문'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선친 칭송
[앵커]
필리핀의 독재자 가문이 36년 만에 다시 권력을 잡게 됐습니다.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17대 필리핀 대통령으로 취임한 건데요.
그는 취임식에서 선친처럼 큰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은나래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의 독재자,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 17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친 독재자 가문이 36년만에 다시 권력을 잡게 됐습니다.
선친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선친의 '업적'을 열거하며 "아들인 나도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마르코스는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경쟁자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당신은 투표를 통해 분열의 정치를 거부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눈앞에 있는 일과 눈앞에 닥칠 일에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제 감시 아래 아주 멀리 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취임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그 엠호프가 참석했으며, 중국은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축사 사절로 보냈습니다.
특히 남편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명품을 마구 사들여 '사치의 여왕'으로 불렸던 어머니 이멜다도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사장 주변에는 1만5천여명의 군경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에 나섰습니다.
그의 선친인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장기집권하면서 수천명의 반대파를 체포, 고문, 살해하는 등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인물입니다.
마르코스 치하의 암울한 과거와 권력형 비리를 기억하는 시민단체들은 36년 만의 독재자 일가 재등장에 크게 반발하면서, 가두 행진을 벌였습니다.
"차기 정부는 아마도 필리핀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들의 동맹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르코스 신임 대통령이 독재자의 아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페르디난드_마르코스 #필리핀_대통령 #독재자 #이멜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