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대 병원 응급실에서 한 60대 남성이 자기 몸에 불을 질렀습니다.
의료진과 환자들이 큰 변을 당할 뻔한 상황이었는데 이런 일 막으려고 3년 전부터 이른바 임세원 법이 시행중이지만 의사들은 여전히 현장에서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대병원 응급실 바닥 곳곳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습니다.
한편에는 불에 탄 페트병도 보입니다.
어젯밤 9시 45분쯤, 60대 남성 A 씨가 페트병에 담아온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과 응급실 입구 바닥에 뿌린 뒤 불을 질렀습니다.
의료진이 소화기로 신속히 불을 꺼 더 큰 피해는 막았지만. 환자와 의료진 등 47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A씨는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소방 관계자]
"병원 관계자들이 신속하게 불을 다 꺼주셔서. 병원이다 보니 (A씨) 치료도 병원 의료진들이 바로 하시더라고요."
A씨는 응급실에 있던 부인을 빨리 치료해 주지 않아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당시 A씨와 부인 모두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
"아내가 응급실 왔는데, 치료가 잘 안된다고. 응급 진료 우선순위가 있는데, 환자가 불만을 제기한 것입니다."
지난 15일엔 경기 용인 한 병원 응급실에서 70대 남성이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아내가 끝내 숨지자 병원 조치가 미흡했다며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후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임세원법'이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의료인을 상대로 한 폭행 사건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이연 /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임세원법 나올 때 가중처벌하고 응급실 공간을 보호하는 것이 있지만 실효성을 못 봤기 때문에, 방침을 마련해야."
의료계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형새봄
배영진 기자 ic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