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충돌 사고로 폐차 처리된 테슬라 전기차에서 계속해서 불이 나자 소방관들이 물웅덩이를 만들어 겨우 진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충돌 사고로 폐차장에 옮겨진 테슬라 차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발화가 발생했고, 물을 뿌려서 아무리 꺼도 배터리 칸에서 다시 불길이 살아났습니다.
진화에 애를 먹던 소방관들은 배터리에서 방출되는 가스와 열기로 불이 계속 붙을 수 있다고 결론 내고 고민 끝에 배터리 자체가 물에 잠길 수 있도록 웅덩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소방관들은 트랙터를 이용해 땅을 판 뒤 여기에 물을 채운 후 테슬라 차를 이 물웅덩이에 집어넣어 불길을 잡았습니다.
소방당국은 웅덩이에 채운 물은 만7천 리터로, 웬만한 건물 화재 진압에 사용되는 양과 맞먹는다며 소방관 12명이 1시간 넘게 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파커 윌본 소방서 대변인은 전기차 화재는 소방관들이 이전에는 접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과제라며 전기차 화재 진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의 긴급 대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세단 모델S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배터리에 직접 물을 뿌려 불을 끄는데 꼬박 24시간이 걸리고, 만천 리터에서 3만 리터 사이의 물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새크라멘토 소방서는 실제로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7만6천 리터에서 11만 리터 사이에 달할 것이라며 이번에는 불이 난 테슬라 차를 웅덩이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물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진화 시간과 물이 훨씬 많이 든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제기됐습니다.
지난해 4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충돌 사고 뒤 화염에 휩싸여 소방대가 7시간 동안 약 10만6천 리터의 소방수를 쏟아부은 뒤에야 불이 꺼졌습니다.
이 소방수의 양은 미국 일반 가정이 2년간 쓰는 양과 맞먹습니다.
일반 내연기관 차는 불을 끌 때 전기차의 100분의 1 정도인 천 리터의 소방수가 필요합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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