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가 당시 월북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건 몰아간 듯한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해경은 월북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이야기까지 했었습니다.
[윤성현 /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2020. 10. 22)]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정신적인 문제까지 언급했는데, 해경 내부에서도 전문가 소견도 없이 단정짓는데 우려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현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경은 "실종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3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도박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윤성현 /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2020. 10. 22)]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음을 저희가 확인했고, 특히 각종 채무 등으로 개인회생 신청, 급여압류 등 절박한 경제적 상황에서…"
이대준 씨의 정신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며 자진 월북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윤성현 /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2020. 10. 22)]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해경의 부실 수사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월북 이유 중 하나로 정신적 공황 상태를 들었지만,
전문가에게 심리 감정을 의뢰한 시점은 정작 발표 다음날이었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겁니다.
인터넷 도박 중독에 따른 월북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 7명에게 전화로 자문을 구했지만, 공황상태란 표현을 사용한 전문가는 1명이었습니다.
한 해경 간부는 인권과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만큼 도박 빚을 발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고, 전문가 자문 내용이 불확실한 만큼 정식 소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상부는 이를 묵살하고 발표를 강행했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인권위는 해경의 발표가 "추측과 예단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 뉴스 조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장세례
조현진 기자 j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