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위한 작품?…통일신라 '미스터리' 금박유물 공개
[앵커]
머리카락보다 가는 선으로 수놓은 그림이 새겨진 신라시대 금속 유물이 공개됐습니다.
지금도 재현해내기 어려운 수준이라 당시에 어떻게, 무슨 용도로 만들어진 건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정다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손톱 만한 금판을 확대해보니 숨겨진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마주보고 있는 두 마리 새와 그 주위에 만개한 꽃.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유물로, 콩알 크기의 두 조각을 펼쳐서 이어붙였더니 이 그림이 완성됐습니다.
"흙 속에 묻혀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금박이 접합돼서 한 개체인 것을 알게 됐을 땐 매우 흥분할 수 있을 만한 충격이었죠."
가로 3.6cm, 두께 0.04mm 얇은 판에, 머리카락보다 가는 0.05mm 굵기로 새겨진 수천 겹의 선.
암수 깃털의 종류까지 다르게 그려진,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세공술이자 통일신라 금속공예의 정수로 평가됩니다.
"이건 도저히 지금 재현이 어려울 거 같아요. 현미경도 없는 시대에 어떻게 이걸 쳤는지, 불가사의할 정도의 작업이 아니었나…"
어디에 쓰였는지도 '미스터리'입니다.
보다 큰 판에 철필로 문양을 새긴 뒤 일부를 잘라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용도는 학계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목칠기나 금속기 손잡이 같은 데 마무리 장식으로 붙였던 장식판이라고 생각…"
"인간의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된다는 점에 주목하면 신을 위한 작품이 아닌가…"
정교함의 극치를 자랑하는, 비밀을 간직한 신비의 금박은 10월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특별전시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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