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취 상태로 서울 한복판을 달리던 운전자.
비틀대는 차량을 알아본 뒷차 운전자의 눈썰미로 적발됐습니다.
우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지신호에 멈춘 승용차 옆으로 젊은 남성이 뛰어갑니다.
운전자와 몇 마디 나누더니, 번호판을 확인하고 전화를 겁니다.
[현장음]
"음주운전 신고하려고요. ○○○우 ○○○○. (무슨 색깔이에요?) 남색이요 남색."
서울 이수역 근처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10일 밤 11시 반쯤.
이 차량은 차선 좌우를 넘나들며 운행 중이었습니다.
방향 지시등도 안켜고 차선을 침범하자 택시가 급제동을 하는가 하면 전조등을 번쩍이며 멈추라고 신호를 보내도 아랑곳 않고 계속 달립니다.
신고자는 이 차량을 따르던 뒤차 운전자였습니다.
앞차가 신고 이후에도 계속 운행을 하자 경찰에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렸습니다.
[뒤차 운전자]
"여의도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거든요."
앞서 기다리는 경찰차에 신호도 보냅니다.
[뒤차 운전자]
"보이세요? 보이세요? 경적 소리 들려요?"
앞차는 10분간 6.5km를 달린 끝에 여의도에서 붙잡혔습니다.
앞차 운전자인 50대 남성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 농도는 0.1% 이상.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이우성 / 뒤차 운전자]
"창문을 열고 혹시 술을 드셨냐 하니까 술 냄새가 너무 심해서… 대형사고가 일어날까 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감사장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채널A 뉴스 우현기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영상편집 : 최창규
우현기 기자 w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