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신음하는데…"해외 도피 아프간 전 집권층 호화생활"
[앵커]
탈레반 집권 전 아프가니스탄을 이끌었던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이 해외에서 호화롭게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는 사이 탈레반 치하로 다시 들어간 아프간 국민은 경제난과 정치적 억압에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수도 카불이 탈레반 손아귀로 넘어가던 날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머물고 있는 아슈라프 가니 전 대통령.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가니 전 대통령은 처음 수개월 아부다비 오성급 호텔에 묵었다가 지금은 UAE가 제공한 저택을 거주지로 삼고 있습니다.
가니 전 대통령은 국외로 도피할 당시에도 현금 약 2천170억 원 이상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헬기에 이를 실을 자리가 부족해 일부는 활주로에 남겨뒀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부 관계자들 역시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도망친 뒤에도 탄탄한 재력을 뽐내며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중동 등지의 고급 맨션, 특급 호텔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탈레반 집권 이전부터 외국에 고가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정착한 함둘라 모히브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플로리다 해변을 낀 장모 명의의 저택에 살고 있고, 아내는 워싱턴DC에 수익용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내 이름으로 소유한 부동산은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가니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전 재무장관인 에클릴 하키미는 재직 시절부터 캘리포니아의 부동산을 사들여온 '큰손'이자 최소 10채 이상을 지닌 '부동산 재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생계를 위해 미국에서 우버 운전사로 일한다던 재무장관 출신 칼리드 파옌다는 알고보니, 워싱턴DC 인근에 부동산 2채를 갖고 있는 건물주였습니다.
특히 100만 달러가 넘는 물건을 전액 현금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해외에서 호화 생활을 하는 사이 아프간 국민은 경제난과 기아, 탈레반의 정치적 탄압에 오늘도 신음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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