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챙겨 방화까지 7~8분...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범행 / YTN

2022-06-12 382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의 피의자 A 씨는 범행 도구를 챙기고 방화하기까지 7~8분 동안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부동산 투자 실패로 모든 재산을 잃고, 재판에서도 잇따라 패소한 A 씨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상대편 변호사를 찾아간 것으로 보입니다.

허성준 기자가 속속 드러난 방화범의 행적을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이 발생한 지난 9일 오전입니다.

법원에 들러 추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을 확인한 피의자 A 씨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잠시 뒤 오전 10시 47분 흰색 천으로 덮은 뭔가를 들고나오더니 자신의 차에 싣고 주차장을 나섭니다.

6분여 만에 범행 현장에 도착한 A 씨는 예행연습이라도 한 듯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뛰쳐나오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20여 초.

그사이 A 씨는 김 모 변호사와 사촌인 김 사무장 등 2명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사무실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질렀습니다.

범행도구를 챙겨 방화하는 데까지 7∼8분밖에 걸리지 않은 겁니다.

[피해자 : 폭발음이 나면서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계속 나고 해서 너무 놀라서 상담실에서 뛰쳐나와서 문을 열려고 하니까 문이 이미 뜨거웠어요. 불길이 확 올라오는데 나갔고, 몇 초 뒤에 내려왔던 직원들은 연기 때문에 안 보여서 벽을 짚고 나왔다고 하셨어요.]

A 씨는 투자와 관련해 항소심을 제외하고도 모두 4건의 법적 분쟁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개발 사업에 6억여 원을 투자했지만, 개발 수익은커녕 원금마저 돌려받지 못하자 시행사와 시행사 대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겁니다.

일부 소송에서 이기기도 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했고, 나머지 대부분 재판에서 패소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범행 하루 전인 지난 8일, 시행사 대표를 비방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습니다.

잇따른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것은 물론 형사사건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A 씨.

자신의 전 재산은 물론 지인에게 빌려 마련한 돈을 되찾을 가능성이 없게 되자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YTN 허성준입니다.





YTN 허성준 (hsjk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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