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은 용의자 A 씨가 사전에 휘발유를 담은 유리용기와 흉기를 준비한 계획적인 범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A 씨가 흉기와 휘발유를 어떻게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혀낼 계획입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재 흔적이 그대로 남은 건물 내부는 처참했습니다.
바닥은 검게 그을렸고, 천장은 무너질 듯 매달려 있습니다.
불이 시작된 2층의 외벽은 대부분 불타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습니다.
경찰은 두 차례 합동 감식 결과 방화 용의자 A 씨가 휘발유에 불을 붙여 범행을 저지른 것을 밝혀냈습니다.
[정현욱 / 대구경찰청 강력계장 : 현장 1차 감식에서 장소별로 유류물을 채취해서 감정을 의뢰하니까 거기에서 휘발유 성분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화인이 휘발유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불이 시작된 변호사 사무실에서 휘발유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유리 용기 3점과 휘발유가 묻은 수건 등을 수거해 성분 감정을 의뢰했습니다.
또 등산용으로 보이는 길이 11㎝의 흉기 1점을 찾았습니다.
앞서 숨진 피해자 가운데 변호사와 사무장의 시신에서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습니다.
범행 당시 CCTV를 통해 A 씨가 흰색 천으로 덮은 물체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간 것을 확인한 만큼 A 씨는 흉기와 휘발유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철저히 계획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해 A 씨가 흉기와 휘발유를 어떻게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혀낼 계획입니다.
[정현욱 / 대구경찰청 강력계장 : 부검은 사인이 뭔지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고, 시신 7구에 대한 부검은 다 완료됐습니다. 살아 있으면 조사를 통해서 범행 과정을 명확히 밝혀야 하는데, 용의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밝히는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불이 시작된 사무실 직원은 모두 10명인데 이 중 6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탈출한 직원과 변호사 등 나머지 4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과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민사소송에 패소한 데 불만을 품은 50대 남성 A 씨가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발생했습니다.
이 불로 변호사와 직원 5명, A 씨 등 모두 7명이 숨졌습니다.
YTN 허성준입니다.
YTN 허성준 (hsjk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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