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방화범 천모 씨는 재개발 투자에 실패한 뒤 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수년째 벌이다가 앙심을 품고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런데 희생자 6명 가운데 5명은 해당 사건과는 무관한 변호사와 직원이었습니다.
이어서 배유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차량을 주차한 남성이 뒷좌석에서 큼지막한 물건을 꺼냅니다.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6명을 숨지게 한 천 모 씨입니다.
다음날 오전, 천 씨는 흰 천으로 가린 물건을 안고 집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곧장 변호사 사무실로 가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집에서 나온지 7분 만입니다.
대형 건설업체에서 일하던 천 씨는 2014년 대구 신천시장 재개발 사업에 6억 8천여 만원을 투자했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시행사를 상대로 돈을 돌려받겠다며 수년 간 소송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장도 그만두고,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자신을 변호하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천모 씨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
"사건 자체가 좀 길게 갔던 건이라. (과정에서 큰 소리도 나기도 했었고?) 그런 일은 어느 변호사 사무실이나 흔한거니까."
지난해 8억 원을 달라는 민사소송에서 지면서 상대방 변호를 받은 변호사에게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방 측 변호사]
"법정에서 항상 보면 나한테 근거 없는, 사건하고 관계없는 비난을 하고 좀 그런 게 있어서 마음속으로는 불편했는데"
하지만 정작 변호사는 다른 재판으로 자리를 비웠고, 같은 사무실을 쓰던 다른 변호사와 직원들이 변을 당했습니다.
[상대방 측 변호사]
"이번에 희생된 사람 중에는 한 사람은 제 사무장이고 나머지 5명은 (다른) 변호사 직원으로 돼 있습니다."
천 씨는 2017년부터 가족과 떨어져 대구에서 홀로 살았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47제곱미터 아파트에서 월세 30만원을 내고 살았습니다.
[집주인]
"월세 꼬박꼬박 들어왔고, 관리비 꼬박꼬박 들어왔고 계약기간은 내년까지지, 1월 말일까지."
거의 전 재산을 투자했다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했고, 이에 패소하자 상대편 변호사를 상대로 범행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채널A뉴스 배유미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박영래
영상편집 : 이태희
배유미 기자 yum@donga.com